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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스킨 팜

제로원데이 01 Habitat, 에스팩토리, 서울, 한국 2023

 

우리는 동물의 고기와 가죽이 어디에서, 어떻게 가공되어 우리 앞에 놓이는지 고민하지 않는다. 즉, 비인간의 몸이 자원화되는 과정에 의구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신의 개인정보가 자본으로 치환되는 현상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리가 동물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그들의 몸을 다루듯이, 인터넷상의 거대 플랫폼들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판매한다. <스마트 스킨팜>은 수탈을 전제로 하는 자본주의의 불공평한 생산과 교환과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가상의 피부 공장이자 상점인 이곳에서는 인간의 개별적 정보를 반영한 차를 발효시켜 미생물을 생성하고 이를 피부로 성장시킨 후, 가죽으로 맞춤 가공한다. 이러한 가죽과 개인정보의 교환은 인간의 몸이 수집 및 교환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고기와 가죽으로 전락해온 비인간의 희생을 상기시킨다.  나아가 지구환경 안에서 자연을 끝없이 수탈한 인간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구조 안에서는 수탈의 대상이 되는 양가적 위치를 성찰하며, 비인간과의 관계에서 공정한 교환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역설한다. 

 

​사진제공. ZERO1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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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성 물질전환 IV : 재생

이퀼리브리엄, 팔복예술공장, 전주, 한국 2023

 

〈다공성 물질전환〉 프로젝트는 식물성 재료인 차와 당을 결합하여 고유의 성질에 따라 증식하는 발효물질을 실험한다. 형태가 없는 액체상태에서 온도와 습도, 공기의 변화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라는 식물성 미생물은 수많은 빈 구멍에서 피어나, 구멍을 다시 채우고 빠져나오기를 반복하여 평평한 형태의 자신의 물질을 만든다. 밀폐된 상태의 배양수조 안에서 증식하는 미생물은 인간의 몸 내부에서도 존재하고, 근본적으로 그들은 같은 생존방식을 취한다. 말린 식물을 우려낸 물과 당이 미생물의 양분이 되는 것처럼, 인간의 몸은 그들에게 먹이가 된다. 지구의 포식자인 인간이 미생물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은 인간의 몸이 그들과 구별되지 않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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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팔복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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