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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택화를 위한 재개발 현장은 이미 익숙해진 폐허와 다시 태어남의 반복이었다. 고급 주택을 위한 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금기의 땅은 사라져야 하고, 녹색사막이라 불리는 깎아지른 새로운 땅은 언제나 옳은 선택이며 땅을 잃은 동물들은 매일 밤마다 사체로 발견된다. 재생되기 위하여 반드시 사라져야만 하는 세계는 정치 경제적 논리에 의해 억압 속에서 유령처럼 존재하는데,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일련의 작업은 ‘이러한 세계간의 폭력적 관계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가’ 의 고민으로부터 출발하였다. 개발을 향한 여러 갈래의 질문 속에서 작업의 모든 과정이 순차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영원한 현재처럼 보이는 실재의 장소가 가진 힘의 논리에 시각적 장치를 통하여 개입해보고자 하였다. 작업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사회적 모순과 갈등에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이 세계로부터 내일 탈락될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과 막연한 공포를 드러내는 방식, 그것에 반응하는 형식을 탐구하는 과정에 있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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